‘신비한TV 서프라이즈’ 676회, 초호화캐스팅 영화 ‘동사서독’ 동성서취‘의 공통점, 흥행반전

‘서프라이즈’ 676회에서는 왕년의 홍콩영화 ‘동사서독’과 ‘동성서취’의 숨겨져왔던 비화를 소개해서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홍콩영화가 우리나라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던 80~90년대에는 홍콩에서 만들어진 무협영화와 무술영화, 코미디영화들이 우리나라 극장가를 점령하며 큰 붐을 형성하고 있던 시기였다.

 영화 '동사서독'

80~90년대에 크게 인기를 끌었던 홍콩영화에서 크게 활약했던 장국영과 왕조현, 임청하, 장만옥등 홍콩미남 미녀배우들은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으며, 그들이 출연한 영화들은 계속 히트행진을 이어가며 바야흐로 홍콩영화의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었다.

특히 88년도에 상영된 왕조현의 ‘천녀유혼’시리즈와 ‘동방불패’의 대히트로 크게 촉발된 홍콩영화의 붐과 인기는 그후에 계속 만들어진 홍콩무협판타지영화들에 의해 식을 줄 모르고 인기의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런 인기영화들 중 93년도에 국내에서 개봉된 홍콩무협코믹영화 ‘동성서취’는 홍콩의 인기높은 유명배우들이 총출동해서 큰 화제를 모았으며 현란한 무협액션과 신선하고 코믹한 소재와 내용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히트함으로써 홍콩영화의 대미를 장식했던 명작품이었다.

영화 '동사서독'

당대의 톱스타인 장국영과 양조위가 출연해서 명연기를 펼쳤으며 홍콩의 두최고미녀배우인 왕조현과 임청하가 함께 출연해서 미모와 연기력을 뽐내는 듯 도도하면서도 환상적인 모습을 선보이면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기억이 난다.

특히 ‘동성서취’는 93년도경에 참으로 재미있게 봤던 영화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는데, 93년도에 제작된 ‘동성서취’와 94년도에 제작된 ‘동서서독’이 만들어진 뒷배경에는 숨겨진 특별한 사연이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두영화 모두 홍콩의 최고의 감독 왕가위가 기획하고 감독했던 영화들이다. 88년도 영화 ‘열혈남아’와 ‘아비장전’같은 뛰어난 영화들을 만들어서 홍콩 최고의 감독으로 급부상한 왕가위감독은 1992년 또다른 대작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왕가위감독이 야심차게 기획했던 영화는 ‘사조영웅전’을 영화화한 ‘동서서독’이었는데 영화 ‘동서서독’에는 장국영, 양조위, 양가휘, 장만옥, 왕조현, 임청하 등 홍콩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고있는 초호화캐스팅으로 배역을 꾸며 영화제작 전부터 큰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영화 ‘동사서독’은 자신이 끔찍이 사랑했던 여인이 친형과 결혼하자, 세상을 등지고 살인청부업자로 외롭게 살아가는 한 주인공의 무림인생을 묘사한 영화로 서독 구양봉을 중심으로 무사들의 배신과 음모,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나간 영화다.

왕가위감독은 영화 ‘동사서독’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왕가위감독이 너무도 치밀하고도 완벽한 신을 만들려는 욕망 때문에 영화 ‘동사서독’은 제작예정일을 훨씬 넘기면서 출연중인 배우들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평소 완벽을 추구해왔던 왕가위감독은 한 개의 씬을 촬영하는데도 3~4일을 소비했을 정도로 완벽한 장면이 나올때까지 며칠에 걸쳐서 똑같은 씬의 촬영을 반복하고 있었다.

왕가위감독의 완벽성과 결백증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영화촬영중인 배우들에게는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더욱이 영화 ‘동사서독’에 출연중인 배우들은 홍콩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있는 슈퍼스타들이이서 다양한 스케줄이 잡혀있는 바쁜 배우들이었는데, 영화 ‘동사서독’에 집중하느라, 다른 스케줄을 펑크내는 상황이 계속 발생했고, 반복된 촬영으로 몸과 마음이 온통 지쳐가고 있었다.

더욱이 최상의 장면이 나올 때까지 똑같은 내용을 계속 반복해야만 했기 때문에 영화 제작기간이 훨씬 더 늘어나게 되었고 결국 배우들은 영화출연을 포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제작비도 거의 동이나 있는 상태였다. 

92년도에 촬영이 시작된 영화 ‘동사서독’은 93년도로 해를 넘기면서도 전혀 진척이 없었고 주연배우들까지 출연 포기를 선언하게 되었다고 한다.

2년째 촬영을 계속해오고 있는 영화 ‘동사서독’이 주연급 배우들의 촬영을 포기한다면 영화를 완성시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또한 그간 엄청나게 투입되온 제작비를 회수하기도 불가능해진다.

이러한 진퇴양난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자, 왕가위감독은 한가지 묘안을 내놓아 난국을 타개해나간다. 그것은 저예산으로 단기간에 완성할 수 있는 코미디무협물을 만드는 것이었다.

최저의 예산으로 빠른 시간내에 코믹한 무협영화를 만들어서 흥행에 성공시킨다면 수년째 지속돼온 영화 ‘동사서독’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우들에게도 새로운 출연료를 지급해줄 수 있고, 배우들을 계속 붙잡아둘 수 있다는 복안이다.

어차피 대작으로 만드는 영화 ‘동사서독’의 마지막 촬영분은 수정이 필요한 만큼 내년으로 촬영을 미루고,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코미디무협영화 ‘동성서취’를 93년도 먼저 만들어내었다.

두영화 ‘동사서독’과 ‘동성서취’의 출연자들은 거의 다 똑같은 배우들을 출연시켰으며 영화 ‘동사서독’의 길고긴 촬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던 배우들은 코미디물 ‘동성서취’에 출연해서 스트레스도 한껏 풀고 즐거운 분위기속에서 매우 재미있게 영화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영화 '동성서취'

영화 ‘동사서독’의 출연배우인 장국영, 양조위, 왕조현, 임청하, 양가휘 모두 코믹무협영화 ‘동성서취’에 똑같이 출연했으며 왕가위감독은 이들 배우들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형태의 코미디액션을 하도록 유도했고 양조위는 엄청나게 큰 귀를 달고 앞으로 툭 튀어나온 입술을 달아서 코믹하게 연기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한껏 풀었다고 한다. 

다른 배우들 또한 재미있고 우스꽝스러운 분장과 코믹한 말투와 액션으로 영화촬영을 하면서도 스트레스를 맘껏 풀었다고 한다.

왕가위감독의 재치로 단기간에 만들어진 코믹무협영화 ‘동성서취’는 부족한 영화 제작비를 벌어들이는 기회를 가져다줬을 뿐만 아니라, 오랜 영화촬영으로 지친 배우들에게 스트레스를 맘껏 풀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었고 그들의 욕구불만을 해소시킬 수 있었다.

이렇게 최저의 예산을 투입하고 최단기간에 만들어진 코미디무협영화 ‘동성서취’는 예상과는 달리 엄청난 흥행돌풍을 일으켰다고 한다.

왕가위감독이 부족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 단기간에 졸속으로 만든 영화 ‘동성서취’는 36억원이라고 하는 엄청난 흥행수익을 가져다주었으며 출연배우들에게도 또다른 수입을 가져다주었던 것이다. 영화 ‘동성서취’는 93년도경 우리나라에도 수입되어서 큰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동성서취'에서 열연하고 있는 왕조현과 장국영

영화 ‘동성서취’의 예기치않은 흥행성공으로 부족한 제작비를 충당할 수 있게 되어, 잠시 중단되었던 영화 ‘동사서독’의 촬영을 다시 재개할 수 있었으며 ‘동사서독’은 1994년도에 장장 3년에 걸친 대장정을 거친 후에 비로서 완성될 수 있었다고 한다.

영화 ‘동사서독’의 촬영이 계속 지연되고 오래 경과하는 바람에 미녀배우 왕조현은 출연을 포기하고 촬영장을 떠났다고 한다.

장국영, 양조위, 임청하, 장만옥, 양가휘 등 홍콩의 초호화캐스팅으로 유명했던 영화 ‘동사서독’은 94년도에 개봉되었는데, ‘동사서독’의 흥행은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매우 저조했다고 한다. ‘동사서독’의 흥행수입은 13억원으로 저예산으로 만든 영화 ‘동성서취’의 36억원의 반에도 못미치는 성적을 가져왔다.

명감독 왕가위가 최고의 캐스팅으로 야심차게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총력을 기울여 3년만에 만들었던 대작 ‘동사서독’은 코미디무협물 ‘동성서취’의 흥행성적에 형편없이 뒤졌던 이유는 무엇일까?

더많은 제작비와 3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완성했음에도 이같은 초라한 성적을 거둔 것은 출연배우들의 활력과 동기부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영화 ‘동사서독’은 대작을 만들겠다는 부담감이 배우들에게 큰 압박감으로 작용했고 감독의 일방적이고도 강압적인 지시와 반복되는 촬영으로 출연배우들은 활력을 잃어버리고 형식적인 연기로 일관하게 된 것이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피로감에 휩싸인 배우들에게 훌륭한 연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다.

반면 코믹영화 ‘동성서취’는 출연배우들이 자발적으로 코믹한 언행을 만들어냈으며 코믹한 분장도 출연배우들에게 자율권을 주었으며, 이러한 요소들이 출연배우들에게 큰 활력소가 되었던 것이며, 

배우들은 대작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과 압박감에서 벗어나서, 자신들이 원하는 스타일을 스스로 연출해가면서 재미있게 촬영에 임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동성서취’는 엄청난 흥행성공을 달성했던 것이다.

반면 영화 ‘동사서독’은 엄청난 비용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3년이라는 긴 반복촬영으로 배우들의 의지과 열정을 감퇴시킴으로써 대작을 만들려고 하는 목표달성에 실패한 것이 아닐까?

93년도에 개봉된 ‘동성서취’와 94년도에 개봉된 ‘동사서독’은 출연한 배우들이 모두 동일했으며 등장인물도 모두 동일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두영화 모두 ‘사조영웅전’을 그린 영화들이며 다만 출연배우들이 서로 배역을 바꿔서 연기했다는 차이는 있다.

이렇게 등장인물과 출연배우들이 똑같은 두 개의 영화가 만들어지게된 것은 왕가위감독이 대작 ‘동사서독’을 만드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택해야 했던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막대한 제작비와 더많이 공을 들여 만든 영화는 팬들의 외면을 받았고, 최저의 예산으로 졸속으로 만든 코믹영화는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아서 명작품으로 기억되고 있으니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어차피 ‘동사서독’ 이나 ‘동성서취’ 모두 왕가위감독이 만든 작품이니, 정말 왕가위감독은 여러 가지 면에서 대단한 분이라고 할 수 있다.